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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대한항공 통합 4연패] 최종 목표 달성한 한선수, 다시 한번 새 역사 쓴 유광우

대한항공 '야전 사령관' 한선수(39)가 최종 목표를 달성했다. V리그 사상 최초 통합 4연패. 그의 손끝에서 결정됐다. 삼성화재 왕조를 이끌었던 유광우(39)는 조력자로 새 역사 작성을 지원했다. 한선수는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출전, 3세트까지 뛰며 날개 공격수 쿼더블(막심 지가로프·정지석·곽승석·임동혁)의 공격력을 온전히 끌어냈다.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에 기여했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4시즌 연속 챔프전 직행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챔프전에서도 압도적인 전력 차이를 확인시키며 통합 우승을 해냈다. 2020~21시즌부터 4연패. 2011~12시즌부터 3연패를 해냈던 삼성화재를 넘어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한선수는 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한 뒤 "최종 목표는 4연패이기 때문에 지금은 이를 향한 과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마흔두 살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전한 그는 가장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누구도 밟지 못한 기록을 이끄는 걸 목표로 내세웠다. 1·2차전 압도적 세트 스코어가 챔프전에서 한선수가 얼마나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는지 말해준다. 3차전도 마찬가지다. 막심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일 때는 그를 활용해 1세트 듀스 승부를 끌고 갔고, 막심의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는 정지석과 임동혁, 토종 공격수들을 활용했다. 베테랑 유광우도 이번 챔프전에서 가장 빛나는 경기를 펼쳤다. 4세트부터 한선수를 대신해 박빙 승부를 이끌었다. 막심이 빠진 상황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임동혁을 활용했고, 정지석과 정한용에게도 적절한 기회를 열어줬다. 2차전까지 한선수의 체력 안배를 돕는 게 주 임무였던 유광우는 대한항공이 새 역사를 쓴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비록 5세트 14-13에서 조재영과 교체돼 코트 위에서 플레이어로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지만,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아이러니한 사연도 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가 통합 3연패를 달성할 당시 주전 세터였다. 이번엔 대한항공 일원으로 챔프전 우승을 지원했다. 그는 2019~2020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에 합류, 매 시즌 28경기 이상 출전하며 한선수와 함께 대한항공 전술 운영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우승 청부사다. 안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2 22:58
프로농구

2022~23시즌 프로농구 10월 15일 개막, 농구영신은 DB-KCC 매치

프로농구연맹(KBL)이 14일 2022~2023시즌 정규리그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2022~23시즌은 오는 10월 15일 개막해 2023년 3월29일까지 6개월의 대장정을 펼친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서울 SK와 안양 KGC의 공식 개막전으로 시작된다. 코로나로 인해 2019~2020시즌 이후 개최되지 못한 농구영신 매치는 3시즌 만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원주 DB-전주 KCC전으로 열린다. 올스타전은 내년 1월15일에 개최된다. 올해 출범하는 동아시아 슈퍼리그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서울 SK와 안양 KGC가 KBL 대표로 출전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예선전을 치른다. 동아시아 슈퍼리그는 내년 3월 3일 준결승전, 3월 5일 결승전이 각각 진행된다. 아울러 서울 SK와 안양 KGC가 출전하는 동아시아 슈퍼리그 경기일과 준결승전, 결승전에는 KBL 정규경기를 배정하지 않고 국제 대회로 일정을 진행한다. 김영서 기자 2022.07.14 10:42
스포츠일반

'챔프전 타짜' 한선수, '초짜' KB손보 앞에서 관록 증명

현역 최고 세터 한선수(37·대한항공)가 가장 높은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한선수는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KB손해보험(KB손보)와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 1차전에 출전, 야전 사령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이슈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은 2019~2020시즌을 제외한 최근 4시즌 모두 챔프전을 치렀다. 팀 주전 세터인 한선수도 이 무대에서 잔뼈가 굵다. 1차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상대보다는 우리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특별한 전략보다는 사소한 범실조차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선수는 이날 1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서브 리시브가 몇 차례 흔들리며 공을 쫓아가 처리해야 할 상황이 많았지만, 정확한 토스로 득점을 이끌었다. 8-9에서는 백어택 라인 뒤쪽으로 흐른 공을 몸을 비틀어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에게 보냈다. 17-15에서도 사이드(오른쪽) 라인 밖으로 흐른 공을 쫓아가서 힘껏 토스했다. 정지석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대한항공은 먼저 세트 포인트를 잡고도, 1세트를 내줬다. 한선수는 2세트 10-12에서 블로킹에 가세하며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력했다. 몸을 날려 디그에 참여했고, 수비에 실패한 순간 강하게 아쉬움을 드러내며 팀 동료들에 투지를 불어넣었다. 토미틸리카이넨 감독은 코트 안에 있는 한선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독려할 정도. 대한항공은 2세트를 잡고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한선수는 링컨, 정지석, 곽승석 공격 삼각편대를 향해 고른 볼 배분으로 효과적인 공격을 유도했다. 상대 블로커들이 측면에 쏠리면 진상헌과 김규민을 활용한 중앙 공격을 시도했다. 대한항공이 한창 득점을 몰아치던 3세트 중반에는 2단 패스 페인트로 노련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공격 3옵션인 곽승석의 컨디션이 좋자, 20점 이후 승부처에서 백어택 토스를 자주 보내며 득점 확률을 높이기도 했다. 두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 기둥 한선수가 건재하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전 한선수 선수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경기에 집중한 덕분에 1차전을 잡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06 05:59
스포츠일반

NFL 'GOAT' 브래디 은퇴 번복하고 현역 복귀

미국프로풋볼(NFL)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 톰 브래디(45)가 은퇴를 번복하고 현역에 복귀한다.브래디는 1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 두 달 동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관중석이 아닌 필드라는 걸 깨달았다. 언제가 은퇴해야 할 시점이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나는 팀 동료와 헌신적인 가족을 사랑한다. 이들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탬파로 돌아가 23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내 경력은 끝나지 않았다"고 썼다.탬파는 브래디가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연고지다. 전 소속팀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브래디는 은퇴를 선언한 지 40일 만에 생각을 바꿨다. 그는 지난달 2일 SNS를 통해 "이젠 헌신하는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배턴을) 넘기고 필드를 떠나야 할 적기"라며 은퇴를 알렸다. 당초 브래디는 50살까지 현역 생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그는 브라질 출신 세계적인 모델인 아내 지젤 번천(42), 세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브래디의 복귀 소식은 미국 현지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브래디가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마이클 조던과 견줄 수퍼스타라서다. 쿼터백 브래디는 22년간 수퍼볼(챔피언결정전) 우승을 7차례 차지했다. 역대 최다다. 최우수선수(MVP) 3차례에 수퍼볼 MVP도 5차례 수상했다. 수퍼볼 MVP도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스타 격에 해당하는 프로볼에는 총 15차례 선정됐다. 또 브래디는 개인 통산 8만4520 패싱야드, 터치다운 624개로 각각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브래디가 복귀할 수 있었던 건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꾸준히 NFL 정상을 지켰기 떄문이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떠난 브래디는 2020시즌 만년 하위 팀 탬파베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적하자마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인 2021시즌에도 브래디는 패싱야드(5316야드), 터치다운(43개), 패스 성공(485회), 패스 시도(719회)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팀의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남부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2.03.14 14:07
스포츠일반

박지수, WNBA 올 시즌 첫 경기서 4득점 4리바운드

박지수(23·196㎝)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2021시즌 첫 경기에서 4득점, 4리바운드 활약을 펼쳤다. 박지수의 소속팀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의 엔젤 오브 더 윈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1 WNBA 정규리그 시애틀 스톰과 원정 경기에서 83-97로 졌다. 박지수는 이날 12분 51초를 뛰며 4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지수의 득점은 모두 1쿼터에 나왔다. 팀이 11-6으로 앞선 1쿼터 종료 5분 51초를 남기고 미들슛으로 첫 득점을 올렸고, 17-12로 앞선 1쿼터 종료 3분 37초를 남기고는 골밑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두 번째 득점은 2020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시애틀의 브리안나 스튜어트를 절묘한 피벗 동작으로 제쳐내고 올렸다. 이은경 기자 2021.05.16 06:52
축구

'너를 꺾고 우승한다'…K리그1 챔피언결정전, 울산 VS 전북

2020시즌 K리그1(1부리그) 챔피언결정전이 펼쳐진다. 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지난 2011시즌을 끝으로 사라졌다. 2012년부터 K리그는 스플릿시스템을 도입했고, 플레이오프 없이 정규리그 순위로만 우승 팀을 가렸다. 2020시즌도 마찬가지다. 시스템은 그대로다. 하지만 느낌은 챔피언결정전이다. 1위 울산 현대와 2위 전북 현대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이 챔피언결정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오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전북이 K리그1 21라운드를 치른다. 올 시즌 내내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두 팀, 이번 경기는 우승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는 시즌 최대 빅매치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최근 하락세를 겪고 있다. 울산은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47점을 기록했다. 전북은 2연패를 포함해 3경기에서 무승(1무2패)을 거두며 승점 42점에 머물렀다. 1위와 2위의 격차는 5점. 두 팀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또 가장 중요한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상대를 침몰시켜야 한다. 울산이 승리한다면 전북과 격차는 8점 차로 벌어진다. 사실상 울산의 우승이 확정적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반대로 전북이 승점 3점을 챙긴다면 울산에 2점 차로 추격할 수 없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승 팀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최근 두 팀이 하락세를 겪고 있는 가운데 타격이 큰 쪽은 전북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위용을 잃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떠난 김진수(28)의 공백도 메우지 못한 모습이다. 울산과 격돌을 앞두고 불안감이 크다. 하지만 전북은 큰 경기, 중요한 경기에 강했다. K리그1 3연패의 경험과 저력이 빅매치에서 환하게 빛났다. 그리고 전북은 울산에 강했다. 지난 6월 2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9라운드로 펼쳐진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전북이 2-0 완승을 거뒀다. 한교원(30)과 쿠니모토 다카히로(23)가 연속골을 넣었다. 울산은 수비수 김기희(31)가 퇴장을 당하는 악재 속에 무언가 해보지도 못한 채 무너졌다. 울산이 이번에도 밀린다면 2019년 준우승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20라운드에서 대구 FC와 1-1로 비긴 뒤 "승점 1점이 아쉽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감독인 내가 잘못했다. 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힘든 상황들이 많은데 잘 극복하겠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며 "전북도 마찬가지로 막바지 경쟁 속에서 힘든 상황이다. 더 준비하고 슈팅력과 결정력을 키우는 팀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팀이 울산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세 모라이스(55) 전북 감독은 20라운드에서 광주 FC와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는 "이기지 못해 상당히 아쉽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전북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 잘 한다. 상대가 울산이라고 해서 따로 준비할 건 없다.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미팅을 통해서 이야기하겠다"고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두 팀은 이미 상위 6팀이 포함돼 경쟁을 치르는 파이널 A 진입을 확정지었다. 따라서 이번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 이후 파이널 A에서 시즌 마지막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경기가 챔피언결정 1차전이라면 파이널라운드에서 치러지는 다음 경기가 챔피언결정 2차전이 되는 셈이다. 느낌만은 완벽한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에 K리그 모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09.14 06:00
스포츠일반

'FA 최대어' 장재석-이대성의 선택이 끝났다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힌 두 선수가 나란히 결정을 내렸다. 이대성(30)과 장재석(29)이 각각 고양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새 둥지로 낙점했다. 오리온은 13일 이대성과 계약기간 3년, 보수 5억 5000만 원(연봉 4억 원·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19~2020시즌 도중 현대모비스에서 전주 KCC로 팀을 옮겼던 이대성은 6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장재석은 그보다 이틀 앞선 11일, 현대모비스와 5년간 보수 총액 5억 2000만 원(연봉 3억 7000만 원·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대성과 장재석은 FA 시장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빅2' 선수들이다. 이대성은 현대모비스에서 KCC로 팀을 옮긴 뒤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국가대표 가드이자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끌어 플레이오프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다.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도 있었으나, FA 시장이 열리자 어느 팀이 이대성을 영입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다. 결국 이대성을 품은 팀은 오리온이었다. 부산 kt와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12일 결렬된 뒤 오리온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동안 가드 포지션에 약점을 안고 있던 오리온은 이대성을 영입하며 이를 보완했고, 허일영, 최진수, 이승현 등에 이은 국가대표 라인업을 구성하게 됐다. 지난 시즌 최하위(13승30패)에 그쳤던 오리온은 이대성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 장재석이 이적한 공백을 메우며 다음 시즌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오리온을 떠나 현대모비스에 합류한 장재석 역시 FA 시장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그 중 장재석이 선택한 팀은 현대모비스. 함지훈(36)이 노장 반열에 들고, 이종현(26)은 장기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골밑 보강을 위해 장재석을 원했던 팀이다. 재미있는 것은 장재석이 현대모비스를 택한 과정을 설명하며 "농구를 더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힌 부분이다. 장재석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농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은 후에 그에 걸맞은 보수를 받고 싶다"며 "유재학 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많은 것을 이루겠다"고 자신의 결정을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장재석 뿐만 아니라 오리온의 베테랑 가드 이현민(37)과 원주 DB 가드 김민구(29) 그리고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기승호(35)도 함께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도중 KCC와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리빌딩의 기틀을 마련한 현대모비스는 FA 시장에서 알찬 영입을 마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한편 서울 삼성은 이관희(32·보수 총액 3억 5000만 원) 김동욱(39·보수 총액 1억 5000만 원)과 각각 1년 재계약하고 장민국(31)과 3년 3억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창원 LG는 현대모비스에서 박경상(30)을, KCC에서 최승욱(26)을 각각 3년 2억 원에 영입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5.15 06:00
스포츠일반

역대급 '지각' 변동, 포스트시즌 없는 봄을 달래다

V-리그의 봄은 경기가 없이도 뜨거웠다. 각 구단의 과감한 결단이 연일 흥미를 자아냈다. 도드람 2019~2020 V-리그는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정규리그를 조기에 마감하고 포스트시즌을 취소했다. 5라운드 승점으로 리그 순위를 정했다. 1위에 오른 현대건설(여자부), 우리카드(남자부) 소속 선수, 지도자조차 허탈감 감추지 못했다. 우승 타이틀에 도전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봄배구를 기다리던 배구팬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4월이 기다리고 있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개막하고 마무리되는 기간에 리그는 술렁였다. 테이프 커팅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4)이 했다. 해외 진출, 현대건설 잔류, 국내 팀 이적 등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선수는 쌍둥이 언니 이재영(24)과의 동행을 선택했다. 자매가 나란히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했다. 전력뿐 아니라 티켓 파워 향상도 기대된다. 국가대표급 세터 2명의 공존은 없었다. 흥국생명의 주전 세터던 조송화(27)도 IBK기업은행과 FA 계약을 했다. 기업은행은 2019~2020시즌 세트 3위에 오른 이나연이 있지만, 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노렸다. 여자부에서 이적한 FA는 이다영과 조송화가 유이하다. 두 선수 모두 A등급(연봉 1억원 이상) FA였기 때문에 전 소속팀은 보상선수를 지명할 수 있었다. 각 팀에 생긴 변수와 얽히며 관심이 높아졌다. 흥국생명은 리베로 박상미(26)를 선택했다. 팀의 기둥이자 수비의 중심이던 김해란(36)이 은퇴하며 생긴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구단은 "박상미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하며 포스트 김해란 시대를 맞이한 각오를 전했다. 이다영을 잡지 못한 현대건설은 세터 보강이 시급했다. 기존 백업은 경험이 부족했다. 염혜선은 KGC인삼공사와 재계약했고, 국가대표 세터 이효희(40)는 은퇴를 선언했다. 이다영의 보상선수로는 리베로 신연경(26)을 영입했다. 현재 주전급 세터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렸다. 이효희 공백을 메워야 하는 한국도로공사도 세터 전력 보강이 숙제다. 남자부 FA 시장에서는 단연 박철우(35)의 한국전력행이 주목을 받았다. 2020년 A등급(연봉 2억 5000만원 이상) FA 가운데 유일하게 유니폼을 바꾼 사례로 남았다. 그리고 이 이적은 지난달 29일에 열린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사이 성사된 빅딜의 신호탄이 됐다. 삼성화재는 4월 24일에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세터 이호건(23)을 지명했다. 닷새 뒤에 이호건(24)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우리카드로부터 세터 김광국(33)과 노재욱(28), 레프트 황경민(24), 센터 김시훈(33)를 받고 이호건, 류윤식(31), 송희채(28)를 보냈다. 노재욱은 우리카드 2019~2020시즌 1위를 이끈 주전 세터다. 2018~2019시즌 신인왕 출신인 황경민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김광국은 주전 세터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베테랑. 송희채는 삼성화재가 FA로 영입한 선수고, 류윤식은 수비력이 좋고 팬도 많다. 노재욱, 송희채는 병역 의무가 남은 선수들이다. 분위기 쇄신, 체질 개선, 미래 대비 등 다양한 목표가 혼재된 트레이드로 보인다. 두 팀 감독도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단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명가 재건을 노리고, 우리카드는 명가 초석을 쌓고 있다. 이 트레이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사령탑 교체는 지각 변동의 진앙이다. 삼성화재는 신진식 전 감독과 결별하고 고희진(40)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 시절부터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지도자다. 그동안 삼성화재에서 수석 코치를 맡으며 차기를 준비했다. 우리카드와의 빅딜로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KB손해보험은 권순찬 감독의 후임으로 팀 프랜차이즈 출신 이상렬(55) 경기대 감독을 영입했다. 가장 놀라운 소식은 대한항공 전했다. 2016~2017시즌부터 지휘봉을 맡겼던 박기원(69) 감독과 결별했다. 박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7~2018시즌에는 대한항공의 역대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겼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우승 결정전만 세 차례 치렀다. 구단은 "리빌딩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박기원 감독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1 06:00
스포츠일반

'만수'와 현대모비스가 만들어갈 19년의 동행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두 번 가까이 변할 시간 동안 굳건히 한 팀의 사령탑 자리를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만수' 유재학(57)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의 3년 재계약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21일 프로농구 최장수 사령탑인 유 감독과 2023년 5월 31일까지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봉 등 계약 세부 내용은 상호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로써 3년 더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게 된 유 감독은 계약 기간을 무사히 소화할 경우 한 팀에서만 19시즌(만19년 2개월)을 보내는 진귀한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야구와 축구, 배구, 농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도 단일팀 최장기간 재임 기록이다. ◈'만수'라 불리는 사나이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비정한 프로 무대에선 흔히 감독들을 '파리 목숨 신세'라고 표현한다. 성적이 부진하면 아무리 이름값 높은 감독이라도 오래 버틸 수 없는 게 프로 무대다. 이런 냉혹한 환경 속에서, 한 팀에서만 20년 가까이 지휘봉을 잡게 된 유 감독의 존재감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선수 시절 천재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유 감독이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건 1993년이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선수로선 이른 나이인 28세에 은퇴하고 일찌감치 지도자 코스를 밟았는데, 1993년부터 모교 연세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1997년 새로 창단된 대우증권(현 전자랜드)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가 프로농구 사령탑에 데뷔한 건 1998~1999시즌, 당시 유 감독의 나이는 만 35세로 프로농구 역대 최연소 사령탑 기록을 세웠다. 이후 모기업이 계속 바뀌면서 신세기 빅스, SK 빅스, 전자랜드로 팀이 변하는 과정 속에서도 감독 자리를 지켰던 유 감독이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와 인연을 맺은 건 2004년 3월이었다. 그 때부터 '만수'의 자리는 한결같이 현대모비스였다. 2004년 부임해 2019~2020시즌까지 16시즌 동안 현대모비스를 이끌면서 유 감독이 거둔 업적은 눈부시다. 정규리그 6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에 감독상도 5번이나 수상했다. 지휘봉을 잡은 뒤 정규리그 통산 성적은 662승(487패). KBL 역대 최다승 기록이자 최초로 600승을 돌파한 사령탑이 바로 유 감독이다. 만 가지 수라는 뜻의 '만수'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처럼 유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장으로 '모비스 전성시대'의 씨를 뿌리고 일궈냈다. 프로팀은 물론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단순히 성적만으로 '명장' 소리를 듣는 건 아니다. 지략이 풍부하고 경기를 읽는 눈이 탁월한 유 감독은 선수들을 키워내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얼마 전 은퇴한 현대모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양동근(39)이 대표적이다. 최초의 한양대 출신 전체 1순위 드래프티가 된 양동근은 유 감독 밑에서 자신의 장점인 성실함을 인정받으며 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고, 역대 최다 챔피언 반지(6개)를 가지고 은퇴했다. 여전히 현대모비스의 주축인 함지훈(36)을 비롯해, 팀을 떠난 선수들 중에도 김효범(37) 김시래(31·LG) 이대성(30·KCC) 등도 그의 안목을 증명한다. 양동근은 은퇴 기자회견 자리에서 "내가 이 자리 있기까지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4대 프로스포츠 최장수 감독은? 그동안 4대 프로스포츠 최장수 감독은 프로야구 김응용(79) 전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에서 1982년 11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만 17년 11개월 동안 팀을 이끌며 최장수 사령탑으로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감독 데뷔 첫 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또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는 등 무려 9번이나 해태에 우승을 안기면서 '장기집권'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프로축구의 경우는 전북 현대의 '1강' 체제를 굳힌 최강희(61) 감독이 단일 팀에서 가장 오래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으로 꼽힌다. 최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에 부임해 2018년 12월까지 팀을 이끌고 중국 슈퍼리그 무대로 떠났다. 그러나 최 감독의 경우 2012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약 1년 5개월 간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팀을 떠나있었던 만큼, 이 기간을 빼면 약 12년 동안 전북을 이끈 셈이 된다. 프로배구에선 신치용(65) 진천선수촌장을 꼽을 수 있다. 1995년 11월 삼성화재 창단 때부터 감독을 맡은 신 촌장은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후에도 사령탑 자리를 지키며 삼성화재의 우승 신화를 썼다. 신 촌장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5년 5월까지 약 19년 6개월간 삼성화재를 이끈 셈이다. 실업팀 시절을 빼고 프로배구 출범 이후만 따지더라도 10년 5개월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23 06:01
스포츠일반

[IS 인터뷰]'리빙 레전드' 양효진 "이제는 즐기는 배구, 후회하지 않도록"

최고의 자리에서 최선의 자세를 되뇌었다. 양효진(31·현대건설)이 걷는 길이 역사이자, 교본이다. 양효진은 지난 9일 발표된 '도드람 2019~2020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30표 가운데 24표를 얻었다. 5라운드까지 나선 24경기에서 총 409득점·81블로킹(세트당 0.84개)를 기록했다. V-리그는 코로나19 여파 탓에 리그가 조기 종료됐고,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한 탓에 정규리그 1위만 결정됐다. 양효진은 주전 센터이자 리더 역할을 하며 소속팀 현대건설의 1위 수성을 견인했고, 데뷔 13시즌 만에 처음으로 시즌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통산 기록으로도 금자탑을 쌓았다. 여자부 최초로 개인 통산 5500득점(5562점)과 1200블로킹(1202개)를 돌파했다.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센터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양효진은 현대건설 1위, 자신의 MVP 수상의 영광을 모두 팀 동료의 공으로 돌렸다. 13년 차 베테랑은 자신이 잘한 경기보다 합작한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배구를 대하는 자세가 성숙해진다. 이제 결과보다 과정, 경쟁보다 행복을 좇는다. 즐기지 못했다며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그는 "연차가 쌓이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며 웃었다. 가족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도 이제 쑥스럽지 않다. 20년 넘게 뒷바라지를 한 부모님을 향해 큰 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다음은 양효진과의 일문일답. ◈'현대건설 1위, 비결은 순수한 승리 의지' -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들었다. 홀가분할 것 같다. "리그가 조기 종료되지 않았더라면 완벽한 시즌이 됐을 것 같다. 아쉽다. 그러나 정말 재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들이 많았다. 더불어 그동안의 배구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다." - 통합 우승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2019~2020시즌에는 승리 뒤 '내가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잘했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 좋은 느낌이 꾸준히 이어졌고 어느덧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우승 갈망이 정말 컸다. 챔피언결정전이나 플레이오프를 치러보지 못한 후배들이 있다. 우승을 이뤄내서 함께 만끽하고 싶었다. 팀원 모두 안타까워했고, 나도 정말 아쉬웠다." - 매 경기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였다. '리더' 양효진의 존재감이 빛났다. "접전 끝에 이긴 경기가 많다. 승수는 쌓고 있었지만, 안주를 경계해야 했다. 동료들에게 지난 시즌에 개막 11연패를 떠올리자고 했다. '그토록 어렵게 한 경기를 이겼을 때 가졌던 절실한 마음을 잊지 말자'고 말이다. 요즘 어린 선수들은 내가 그 나이 때보다 생각하는 게 성숙하더라. 들뜨지 않았고 매 경기 집중했다. 내가 아니라 모두가 잘 해줬다." - 시즌 말미에 주전 리베로가 부상을 당하며 당면한 위기도 잘 극복했다는 평가다. "대체 선수 (이)영주가 많이 위축됐을 것이다. 나도 체력이 떨어진 시점이라 바로 도와주지 못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처음에는 (김)연견이의 부상 공백을 너무 크게 의식했다. 한 팀이 되지 못했고, 안 좋은 플레이에 매몰되더라. 그래서 '모두 내 몫만 잘하자는 마음가짐을 갖자'고 했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다행히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그런 마음가짐이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 6라운드 GS칼텍스전 얘기인가. "그렇다. GS칼텍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우리 팀의 전망은 어둡더라. 그래서 더 이기고 싶었다. 시즌 초반에도 외인 마야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국내 선수끼리 잘 뭉쳐서 버텨냈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된 GS칼텍스전도 선수단이 합심해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신나게 플레이를 한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지난 시즌은 5위였다. 1위로 재도약한 점은 의미가 크다.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다. 이상하게 승수가 많고, 이상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 너무 많이 졌기 때문에 팀원 모두 그저 앞뒤 보지 않고 승리만 바라본 것 같다. 어느새 1위에 올라가 있더라." ◈'13년 만에 최고 선수, 13년 만에 받은 선물' - 데뷔 13년 만에 시즌 MVP까지 수상했다. "목표로 세운다고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이전에도 개인 성적이 좋던 시즌에 후보에는 올라갔지만 수상은 못 했다. 그래서 욕심을 내진 않았다. 지도자, 동료 그리고 구단의 도움이 있었다. 나 혼자 받은 상이 아니다. 지난 시즌 부진에도 응원해주신 팬의 힘도 컸다. 모두 감사드린다." - 자신에게 칭찬을 해줘도 될 것 같다. "한 자리에서 그저 끈기 있게, 그리고 묵묵히 걷다 보니 얻어진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적지 않은 연차에 받아서 그런지 더 뜻깊다." - 정대영 이후 15년 만에 센터가 MVP를 수상했다. 벽을 깼다. "장소연 선배님, (정)대영 언니, (김)세영 언니를 보며 꿈을 끼웠다. 대영 언니가 MVP를 수상할 때 '어떻게 센터가 받을 수 있지'라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센터가 MVP가 되는 모습을 재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건 아니다. 하루하루 걷다 보니 도달했다. 여전히 신기하다." - '절친' 김연경의 축하도 받았나. "사실 '네가 MVP를 받을 것이다'며 내게 바람을 넣은 장본인이 (김)연경 언니다. 안 그래도 시상식 중에 영상 통화가 왔다. 못 받았더니 어찌나 뭐라고 하던지. 그래도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축하를 해주더라. 항상 고맙다." - 시상식에서 부모님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가족끼리도 축하를 나눴을 것 같은데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한쪽에 앨범 같은 게 놓여 있더라. 부모님이 어린 시절부터 내 이야기가 게재된 신문, 인터넷 기사들을 모두 스크랩하셨더라. 너무 감동했다." - 그동안 스크랩북의 존재를 몰랐나.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내 생각보다 정말 많더라. 사실 부모님이 내색을 잘 안 하시는 편이다.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시즌을 마치고 오거나, 다시 떠날 때 반가움과 아쉬움이 보인다. 나도 어릴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겠다. 두 분끼리는 얼마나 많은 얘기를 하시는지. 모든 지원과 배려에 너무 감사하다." ◈'가벼워지고 싶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 역대 최초, 최다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애착이 가는 기록이 있다면. "아무래도 블로킹 관련 기록이다. 배구를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애착이 있다." - 블로퀸이라는 별명도 있다. "항상 좋은 수식어만 주신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 센터 유망주는 모두 제2의 양효진으로 불린다. "나보다 더 잘하는 후배들이 나올 것이다. 내 이름을 넣어줘서 감사하지만, 솔직히 부끄럽다. 아직 부족하다." - 도쿄 올림픽이 연기됐다. 아쉬움이 크겠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취소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김)해란 언니가 은퇴를 해서 영향을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올 시즌에는 아픈 선수가 많았다. 더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 여전히 전성기인데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기라성같은 선배들도 배구가 잘 안 되는 시점이 오더라. 어린 시절부터 봤다. 나도 올 것이다. 여전히 몸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그저 마음의 준비를 해놓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나 자신에게 가벼워지고 싶었다." - '가벼워지고 싶었다'는 말의 의미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내가 배구를 그만두면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유독 많이 했다. 배구가 없는 내 삶은 공허한 마음이 클 것 같았다. 그래서 언젠가 그 날이 와서 뒤를 돌아봤을 때 '더 즐겼더라면'이라는 후회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운동은 힘들겠지만 내가 걷는 길, 그 과정을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자세와 바람을 실현하고 싶다." - 여자 배구는 현재 최고의 스포츠 콘텐트다. 그 성장과 함께 걸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나와 (김)연경 언니는 저연차 때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배구가 받던 관심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잘 안다. 런던, 리우 올림픽에서 선전하며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 전에는 아니었다. 도쿄 올림픽 예선전을 치르며 새삼 실감했다. 선수촌, 공항에서의 취재 규모와 팬들의 응원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배구 인기가 유지되면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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